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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굼부리의 억새는 온실에서 자란 예쁜 화초라면 아끈다랑쉬오름의 억새는 자연과 함께 자라나는 무성한 잡초입니다. 번식력이 좋아 가을이 되면 아무곳에서나 마구 자라는 억새를 저는 그저 잡초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저희 집에도 너무 많이 자라서 한번도 눈길 조차 주지 않다가 얼마전에 오후 해질무렵 억새를 바라보니 그렇게 예뻐보일수가 없었네요.
잡초라고 무시했던 억새는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떠나야될 때가 되서야 발견하게 됐고 그제서야 아쉬움이 생겼습니다. 자연과 함께 살아온 지 10년이 되가지만 한번도 억새를 예뻐해주지 못해 많이 미안했습니다. 가까이서 빛나고 있던 억새를 멀리서만 찾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서울도 억새가 한창입니다. 어제는 서울하늘공원억새축제를 다녀왔는데 억새수만큼 사람도 많았습니다. 제주도 억새가 한창일텐데 지난주말은 서울에서 보내게 됐네요. 이번주에 내려가면 갈 곳이 참 많을 것 같아요.
아끈다랑쉬오름은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다랑쉬오름 옆에 나란히 붙어 있어 붙여진 이름인데요, 아끈은 제주어로 '작다'라는 말입니다. 작은다랑쉬오름이에요. 낮아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사람들이 잘 없지만 억새 계절인 가을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오름 전체가 억새로 뒤덮어 버리기 때문에 억새오름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서울처럼 사람이 많지도 않고 인위적으로 심어놓은 공원에 조성된 억새와 많이 다르죠. 그야말로 대자연에 자연이 만들어놓은 아름다운 곳에서 고즈넉히 산책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아끈다랑쉬오름은 조금만 올라가도 정상이 나오는데요, 이렇게 뒤를 돌아보면 오름의 여왕답게 위엄한 자태의 다랑쉬오름이 보입니다. 다랑쉬오름은 월랑봉이라도 부르는데요, 분화구가 마치 달처럼 둥글게 보인다하여 다랑쉬(쉬는 봉우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오름치고는 높은 오름입니다.
정상이라 하기엔 아주 낮은 언덕 같은 느낌의 아끈다랑쉬의 정상입니다. 산들 산들 불어오는 바다 바람을 맞으며 따사로운 햇살은 피할 길이 없이 온전히 흡수해야하는 넓은 평야처럼 펼쳐집니다.
나즈막한 언덕에 분화구도 나즈막이 내려앉아 있고 멀리 우도와 성산일출봉, 지미오름 등이 보입니다.
정말 빼곡히 자란 억새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고 있답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억새와 바다 뿐입니다. 그리고 주변에 오름들을 만나실 수 있어요.
끝없이 펼쳐진 억새와 바다를 바라보면 모든 근심과 걱정들이 사라집니다. 여행의 묘미가 바로 그런 것 아닐까요. 스트레스 모두 잊고 기분 좋은 마음과 정신을 맑게해주는 상쾌함. 자연이 좋은 것은 바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료해주는 신비로운 묘약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랑쉬오름과 억새의 풍경은 자연의 조화 그 자체입니다.
성산일출봉의 모습과 주변의 오름들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에 놀라실겁니다.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용눈이 오름도 한 눈에 들어옵니다. 구좌읍엔 이렇듯 멋지고 아름다운 오름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곳이 고향같고 편안하고 심신이 안정이 되는 곳이기도합니다.
억새오름이라 불릴만큼 온통 억새만 출렁이고 있어 가을에 오시면 필수코스로 와야할 아끈다랑쉬오름입니다.
아름다운 계절 가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성해지는 억새의 장관을 놓치지 마세요! 아끈다랑쉬오름만큼 예쁜 억새가득한 곳으로는 새별오름과 따라비 오름이 있습니다. 따라비오름은 억새 아닌계절에 한 번 가봤는데 이번주엔 따라비오름을 가볼계획이에요. 새별오름도 제주에 살면서 작년에 처음으로 가봤어요. 요즘 새별오름 옆에 새빌카페 핑크뮬리가 한창이라고 합니다.
주말은 짧고 갈 곳은 많고 그래도 이 짧은 가을을 깊고 진하게 누리고 오고 싶답니다.
드넓은 억새밭은 사진 속에 다 담기지 않았네요. 태양아래 빛나는 은빛물결이 정말 장관인 아끈다랑쉬오름입니다.
아래서 바라보는 아끈 다랑쉬오름의 모습입니다. 주변에도 억새천국이에요! 용눈이오름도 올여름 2년만에 개방했으니 꼭 둘러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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