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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31일, 원래는 1월2일에 윗세오름을 가려고 했습니다. 31일에는 성산일출축제를 봐야해서 다음날 멀리가기엔 무리다 싶었어요. 매년 성산일출축제때 펼쳐지는 짧은 불꽃쇼를 보러갔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일정을 바꿔서 1월1일 새해일출을 보러가자고 했습니다. 그날은 워낙 사람도 많을 것 같아서 좀 부담스러웠거든요.
이번에 제주에 가면 한라산을 꼭 다녀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1월1일 새해일출을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성판악코스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갈 수 없으니 윗세오름을 가기로 하고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23년1월1일에 갔던 후기를 찾아 읽어보게 됐어요. 영실매표소주차장에 새벽4시45분에 도착했는데 이미 그 주차장까지도 만차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갓길 주차를 다섯번째로 했다고 하네요. 그 글을 보고는 새벽에 일어나 김밥을 싸려고 했던 마음을 접고 바로 저녁에 김밥을 싸서 잘 말아두었습니다.
한라산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겨울 입산 시간은 6시부터지만 1월1일 당일에 한해 새벽4시부터 입산을 허용했습니다. 일출시간이 7시33분이라 4시부터 올라가면 많이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도 영실휴게소주차장까지는 올라가야 아래 주차장부터 올라가는 불상사는 없을거라 생각한뒤 새벽 3시에 집에서 나서기로 했습니다.
이제 작년이 되어버린 23년 한라산 성판악을 새벽에 올랐을때 헤드랜턴이 없어서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올라가야만 했어요. 아주 번거로웠습니다. 당장 내일 올라가야하는데 남편은 헤드랜턴이 하나 어딘가에 잘 뒀다면서 찾아봤지만 못찾았어요. 없으면 정말 낭패거든요. 새벽에 거의 랜턴을 키고 올라가야하는 상황이라서 없으면 많이 불편할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생각난 건 다이소였습니다. 다이소는 정말 없는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들을 정말 많이 구비해두고 있는 곳인듯 합니다. 밤 9시17분쯤이었는데 집에서 차를 타고 10분거리라서 부랴부랴 다이소를 찾았습니다. 구좌읍 세화리에 있는 다이소 매장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 캠핑랜턴이 있는 곳으로 가서 찾아봤으나 손전등만 보이고 한 곳이 비어있는 곳을 발견하고는 다 품절인가, 아니면 헤드랜턴은 없는건가 안타까운 마음에 돌아섰습니다. 그래도 간절히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1층 점원에게 물어봤습니다. 헤드랜턴 있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2층 캠핑용품쪽에 있다고 합니다. 직원이 확실히 알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올라가서 찾아봤어요. 하지만 빈자리 하나가 있는 그자리가 바로 헤드랜턴 자리렸나봅니다. 이미 진열되 있는건 다 나갔어요. 그러던 중 남편이 아랫쪽에 바구니 같은 곳에서 헤드랜턴 2개를 발견했습니다. 진열되지 못하고 여분으로 넣어둔 곳에서 2개가 나왔어요. 참으로 신기하죠? 그런데 가격마저 너무 착했습니다. 한 개 천원이었어요. 2개를 사서 기분좋게 집으로 왔습니다.
헤드랜턴에 들어가는 AAA건전지 3개를 넣고 작동을 시켰습니다. 와~ 이렇게 밝을 수가, 이걸 누가 천원이라고 생각하겠어! 득템한 것 마냥 엄청 신나했습니다. 내구성은 많이 떨어지지만 1회용으로 사용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아주 맘에 들어 했습니다. 여러분들도 급하게 헤드랜턴이 필요하다면 다이소에 가서 찾아보세요!
옆에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모양은 장난감처럼 생겼고 헤드고무줄도 많이 엉성하지만 3단계의 불조절도 있고 2시간 가량 넉넉하게 새벽산행에 도움을 많이 준 녀석이랍니다. 저는 이 헤드랜턴을 한 10년정도 써볼까 해요!
서두가 많이 길었습니다.
이제부터 산행을 해볼게요! 집에서 3시반에 출발해 1시간20분가량 걸렸습니다. 매표소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했기에 영실입구까지는 걸어가야만 했어요. 아스팔트위를 걸어간다는 건 등산하고는 또 많이 다릅니다.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가야만 했으니 아이젠을 착용하고 올라가라는 지시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은 30분이면 올라가는 거리지만 40분 넘게 오른 것 같습니다.
영실입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정말 빼곡히 들어선 차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구나! 하며 본격적으로 옷을 여며입고 스타트했습니다. 입구에서 누가 몇번째 정도 되냐고 물어 보았는데 아마도 500번째가 넘은 것 같다고 얘기하더군요! 2만명이 넘게 왔다던 그 날 그래도 꽤 일찍 출발선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랜턴이 앞을 잘 밝혀주어 오르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길을 온전히 다 외워버려 더 신이나게 올랐습니다. 윗세오름 올라갈 때 가장 어려운 고바위하나가 있는데 거기만 오르면 그 다음부터는 계단으로 쭉 이어져 있어 비교적 어렵지 않습니다. 눈이 덮여 있으니 계단이 가려진 곳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고바위 끝에는 전망대가 왼쪽, 오른쪽 두개가 있습니다. 먼저나오는 왼쪽에 전망대에서 많이들 쉬고 계시는데 바로 우측으로도 전망대가 있으니 사람이 많으면 그쪽으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여명이 밝아 오고 있었어요. 해뜨는 시간은 오전 7시 33분이었습니다. 구름속에서 해를 볼 수 있을거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아마도 한라산이라 좀 더 늦게 떠오를거라 생각들었습니다.
여명과 함께 한라산의 운해가 펼쳐지는 장관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새벽에 올라가야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날씨는 추운데 사진은 찍어야겠고, 장갑은 휴대폰 터치가 되지 않는 거라 맨손을 꺼내야만 했습니다. 손가락은 시렵고 꼈다 뺐다하기에도 귀찮았지만 귀찮으면 이런 장면도 담아올 수가 없기에 사진 열정을 꺼내어 열심이 담아봤습니다.
운해는 점점 우리와 함께 위로 올라오고 있었어요! 해뜨는 모습을 봐야했기에 사진을 오래 찍을 수도 없었습니다. 부랴부랴 다시 열심히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올라가다가도 옆을 바라보면 이렇게 멋진 풍광이 펼쳐지는데 어찌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있겠어요. 순간 순간을 담기위해 차가운 손을 계속 꺼내며 쉴틈없이 담아냈습니다.
입산시간이 새벽4시로 허용해주었기에 일찍 올라갈 수 있어 행운을 볼 수 있었습니다. 평소대로 였다면 일출이 뜨고나서야 정상에 오를 수 있으니 이것도 타이밍이 중요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풍바위를 지나 평지로 올라오면 선작지왓이라는 철쭉 밭을 만납니다. 이미 전망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있었고 이제 막 해가 떠오르려던 찰나였어요. 저희도 이곳쯤에서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렸습니다. 잔잔한 운해 위로 이제 막 떠오르려던 찰나였는데 갑자기 운해가 일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을 타고 미친듯이 운해가 시샘하듯 해를 가려버립니다. 매우 빠른 속도로 운해는 하늘을 덮치고 있었습니다.
엄청난 구름이 몰려와 해를 가렸지만 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저 구름은 금방 사라질거라는 것을요!
아니나 다를까요, 거센 바람이 구름을 몰고 왔지만 어마어마했던 운해는 순식간에 흩어지면서 떠오른 태양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가슴벅찬 순간이었네요. 함께 바라보던 사람들은 새해 첫 일출을 보며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윗세오름에서의 새해 첫 일출을 보게 되었고 난생 처음으로 저도 한라산의 일출을 감상하게 되어 너무 기뻤습니다.
동그랗게 떠오른 태양을 보며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윗세오름 대피소까지는 조금 더 걸어가야 했거든요. 저보다 걸음이 빠른 남편은 이미 앞에서 사라졌습니다. 대피소에 도착하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꽉 차 있었습니다. 한켠에 자리를 잡은 남편이 손짓을 하며 한자리를 먼저 앉게 되었어요. 자리가 없어 바닥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준비한 김밥과 컵라면을 꺼내서 식사를 했습니다. 산을 오르고 싶은 마음 한켠에는 산정상에서 먹는 꿀맛같은 도시락이 70%는 차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순간에 먹는 도시락은 세상에 가장 맛있기 때문입니다. 10년전에는 대피소에서 컵라면을 팔았었지만 지금은 매점이 없습니다. 10년동안 매점도 없고 뜨거운 물조차 구하기 어려웠는데 이번에 가니 자동물끓이는 온수를 준비해두었더군요. 이건 정말 잘된 일인듯 싶었습니다. 뜨거운 물 준비해오는 것도 여간 귀찮아야 말이죠! 산 정상에 먹는 컵라면과 김밥처럼 맛있는 식사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커피도 있으면 더 좋겠죠!
대피소 내부의 모습입니다. 보통은 이정도로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새해 첫날이라 이정도에요. 이번에 새로 생긴 대피소도 있어 조금 더 여유로워지긴 했습니다.
1년동안 짓더니 이제 완성이 된 대피소의 모습입니다. 내부는 그냥 텅빈 공간이에요. 긴 의자 정도 놓여 있습니다. 겨울엔 추우니까 이곳을 이용하지 나머지 계절엔 밖에서 먹는 즐거움이 있는 곳입니다.
윗세오름 정상의 모습입니다. 어리목코스로 올라오셔도 이곳을 만나게 됩니다. 영실코스보다 30분 더 시간이 걸려요!
식사후 바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상고대 핀 눈꽃들이 예뻐 사진을 찍으며 조금은 여유롭게 내려왔습니다. 빨리 내려가서 차를 가지고 영실입구까지 데리러 온다고 한 남편은 저 신경쓰지 않고 휘리릭 먼저 내려갔습니다. 덕분에 저는 30분을 세이브 시켰지요.
겨울엔 무조건 한라산을 가야합니다. 성판악도 너무 좋아요. 1월 주말은 성판악과 관음사 모두 예약이 만료되서 설연휴인 2월9일에 예약을 해뒀습니다. 산이 자꾸 저를 부르네요.
올라 올때 보지 못했던 풍광을 여유롭게 바라보면서 실컷 눈세상을 감상했습니다.
아이폰 접사 모드가 제법 사진이 잘나오네요. 덕유산 부럽지 않은 상고대꽃을 보며 열심히 사진도 담아왔습니다.
한라산 등반 스케치를 영상으로 담아봤습니다. 요즘엔 사진보다 영상을 주로 담고 있어서 영상 속에서 더 멋진 모습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윗세오름 등반 요약
탐방로 등급 (난이도 - A: 어려움, B:보통, C:쉬움)
영실휴게소 -C- 영실계곡 -A- 병풍바위정상 -C- 윗세오름대피소 -C- 남벽분기점
대 피 소 : 윗세오름 대피소
매 점 : 영실 휴게소(간단한 먹거리 포함 식수, 아이젠 등 등산용품 구입 가능 )
화 장 실 : 영실관리사무소, 영실휴게소, 윗세오름대피소
교 통 :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중문방면(1100도로) 시외버스 240번 이용(50분)
영실매표소에서 내려 40분쯤 걸으면 영실 등산로 입구가 있다.
대중교통 240번 버스운영 시간 -> 제주버스정보시스템 http://bus.jeju.go.kr/ 을 통해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기타 문의 :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064)713-9950~1 / 영실지소 064)747-9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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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한라산홈페이지에서 받아왔습니다.
겨울에는 빙판이 생겨 탐방안내소주차장부터 영실 탐방로입구까지 못 올라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1인 5,000원식 받고 올려다 주는 택시를 타시면 됩니다. 걸어가실분은 40분 정도 되니 참고하세요!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에도 걸어가시는 것은 기본입니다. 기상악화로 통제되는 날이 많이 있으니 반드시 홈페이지에서 확인 후 출발 하시길 바랍니다.
준비물 : 제주도 날씨가 바람만 불지 않으면 보통 기온은 따뜻합니다. 하지만 한라산에 오르면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도 뚝 떨어져요. 반드시 바람막이 등 따뜻한 복장을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목을 감싸주는 넥워머가 있으면 좋습니다. 모자는 필수에요!
등산화, 스틱, 스패츠, 아이젠, 장갑, 모자, 넥워머, 양말두겹(발시려워요)
도시락(김밥, 컵라면, 단백질바, 커피, 물 등) 윗세오름 대피소에 뜨거운 물 준비되어 있습니다.
영실휴게소에 먹거리 및 식수 , 아이젠 등 판매합니다. 참고하시고 필요한 물품 구매하시면 됩니다.
용어정리
윗세오름은 영실코스와 어리목코스가 있습니다. 보통 많이 가는 곳이 영실코스 입니다. 어리목코스도 좋습니다. 영실과 어리목은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영실코스는 영실매표소주차장 => 영실휴게소주차장 => 윗세오름대피소(정상휴게소)
처음 가시는 분들은 매우 헷갈리실 수 있어요. 저도 그랬거든요. 주차장은 주차장인데 매표소 주차장이 있고 휴게소 주차장이 있어요. 겨울에는 휴게소주차장까지 가시려면 일찍 출발하셔야 합니다. 평일에는 그나마 나아요.
윗세오름에서는 백록담을 갈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영실코스 윗세오름은 거기가 끝이 아닙니다. 남벽분기점까지 더 가야 완주했다고 할 수 있어요. 체력과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남벽분기점까지 다녀오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한라산의 기운은 남벽분기점을 가야 얻어오실 수 있어요! 저는 자주 가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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